한담객설閑談客說: 짐을 서로 지라
보스톤코리아  2024-05-20, 11:48:07 
주일 예배시간은 아니었다. 그런데 찬송가를 따라 부를 기회가 있었다. 순서지엔 영어로 가사만 적혀 있었다. Come Thou Fount of Every Blessing…. 전주前奏에 이어 곡이 흘러나왔다. 아니 이곡은? 익히 들었고, 따라 부르던 찬송가였다. 몇장인지는 알 수없었으나, 3절에선 자주 목이 메였던 곡이였던 거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한량없이 자비하심 측량 할 길 없도다천사들의 찬송가를 내게 가르치소서구속하신 그 사랑을 항상 찬송합니다.
(찬송가 28장)

요즈음은 자주 지루하다 느낀다. 평범함이 지나쳐서 그러한가. 누군가 말했다. 평범하고 지루한 것이 오히려 복이다.  아니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도 신비롭다 해야 할까. 거룩함 까지야 있으랴만, 참 감사하노니. 

고등학교 동창들의 카톡방엔 그림이나 사진이 뜬다. 한 친구는 은퇴목사님인데 그가 올린 그림이나 사진은 교훈적이며 종교적이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당신이 최고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또는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모두 자주 듣는 구절들 이다. 

반대도 있다. 다른 친구는 무척 짓궂은데, 민망한 사진이나 동영상만을 골라 올리곤 한다. 그것도 목사님이 올린 글 바로 뒤에 잇댇는 거다. 차마 누가 볼세라. 어이쿠 닫기 일쑤이고, 혼자말이 흘러 나온다.  나이쌀이나  먹고선. 그럴 적에 이제는 그친구의 카톡을 열적엔 잔잔한 긴장감이 인다. 지루한 일상에 자극이라 여긴다. 

바쁜 적이 없다면 지루한 적도 없다고 했던가. 지루함도 복일까. 하긴 내겐 그것도 과분하다. 일상에 감사할 뿐이고 평범하고 지루한 복에 넘치나니. 여전히 바쁜데 지루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역설이다. 

매해 보스톤한인교회에선 표어가 나온다. 올해 것도 있는데 갈라디아서중 한 구절이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남의 짐도 질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건 또다른 홍복이다. 

내 복의 근원은 어디인가? 평범함인가 아니면 지루함인가. 나누어 지고자하는 마음인가. 그러나 살면서 벗어던져도 될 내 짐이 과연 있을까.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갈라디아서 6:2)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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